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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유독 심각한 한국… 결혼·양육·취업 '올인원 처방' 필요

이영욱 2017/07/03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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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유독 심각한 한국… 결혼·양육·취업 '올인원 처방' 필요

이영욱 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 연구위원

 

올해 출생하는 아기들이 40만명을 채 넘기지 못하고 30만명대로 감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출생아 수가 63만명이었던 2000년 이후 저출산 현상이 지속하면서 출생아 수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저출산 현상과 함께 고령층의 기대수명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015년 12.8%에서 2065년 42.5%로 3배 이상 커질 전망입니다. 저출산·고령화는 우리나라에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구조적 현상입니다.

 

출산율 하락과 기대수명 증가는 사회경제적 발달에 따라 여러 선진국에서도 수 세기에 걸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의료 기술 발달과 함께 사망률이 감소하고 기대수명은 증가해 왔습니다.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출산율이 하락하는 추세는 경제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우선 소득이 증가할수록 가정에 즐거움을 주는 자녀를 더 낳고자 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경제학적으로는 '소득효과'라고 합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 양육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시간으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자녀를 덜 낳으려 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대체효과'라고 합니다. 특히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경제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출산과 양육으로 인해 여성 자신의 앞으로 경력과 이에 따른 소득을 포기해야 한다면 대체효과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처럼 대체효과가 소득효과보다 클 경우 소득이 높아질수록 출산은 감소하게 됩니다. 더욱이 부모가 단순히 많은 자녀를 낳으려 하기보다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고자 한다는 열망이 크다면, 좀 더 적은 수의 자녀를 낳아 그 자녀에게 집중하여 투자하려 하겠지요.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자녀에게 투자되는 비용이 많이 들수록 자녀의 수는 더욱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2060년 세계 최고령 국가… 경제 활력 저하 위험

 

저출산·고령화를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으로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우리나라 청년층의 출산 기피 현상은 선진국 가운데서도 예외적으로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사회경제적 발달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17명으로 2001년 이후 초저출산 기준 1.3명보다 낮아 16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출산 기피 현상은 우리 사회의 노동시장, 교육, 문화 등 여러 부문에 걸친 구조적 문제들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자신과 장차 태어날 아이의 미래를 내다볼 때 결혼과 출산을 피하게 하는 현재의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합니다. 또, 출산율 하락과 더불어 고령층의 기대수명 증가로 인해 인구가 급속히 고령화돼 2060년쯤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인 인구 증가는 공적연금, 건강보험 등 공적 부문의 재정 부담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우리나라 사회 보장 지출은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201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1%에서 2060년 GDP 대비 28%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늘어나는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수입이 그만큼 증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점차 인구 비중이 감소하는 근로 연령층에 조세와 사회보험료 부담이 과도하게 집중될 우려가 큽니다. 이에 따라 근로 연령층의 경제활동 유인이 꺾여 경제 전체의 활력이 저하될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혼인율 하락이 저출산 부채질

 

최근 연구는 우리나라 저출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기혼 가구의 출산율 하락보다도 혼인율 하락, 즉 결혼을 늦추거나 아예 하지 않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성의 초혼 연령이 1995년 25.3세에서 2014년 29.8세로 늦춰졌고, 남성의 경우에도 28.4세에서 32.4세로 늘어났습니다. 이에 따라 여성이 첫 자녀를 출산하는 나이는 1995년 26.5세에서 2014년 31세로 늦춰져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큰 폭으로 초산 연령이 늦춰진 나라 가운데 하나가 됐고, 가장 늦게 첫째 아이를 출산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혼인을 피하거나 늦추는 이유를 청년들에게 직접 설문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불안정한 고용과 소득, 과도한 주거비 부담에 대한 응답이 높았고, 여성의 경우에는 직장과 가정생활을 조화시키기 어렵다는 응답이 특히 높았습니다. 물론 출산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서는 자녀에 대한 높은 교육비, 보육비 부담을 꼽았습니다.

 

실제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도 설문 조사 결과와 유사한 분석 결과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임시직이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일자리를 아예 갖지 못할수록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거나 늦췄습니다. 특히 주택 가격이 상승할수록 주택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는 전세 거주자들의 출산이 감소했습니다.

 

◇일자리, 주택, 사교육비 문제 등 총괄할 기능 필요

 

저출산 문제는 자녀 교육, 청년 고용, 주택 마련, 일·가정 양립 등 다양한 사회구조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결혼, 출산부터 자녀를 양육·교육하고 취업·결혼을 통해 독립시키는 데까지의 부담을 낮춰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보육과 근로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며,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시장 개혁, 과도한 교육·주거 비용을 낮추는 정책적 개입도 동시에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주택시장, 일·가정 양립, 교육 분야에서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굵직한 분야의 정책들을 함께 조율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정책 의지가 뒷받침돼야 하며 실질적인 총괄 기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의 출산율이 당장 반등한다고 해도 기대수명 상승과 함께 이미 빠르게 진행돼 온 고령화 추세를 피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고령화에 따른 문제를 최대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구 고령화를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예상되는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합니다. 특히, 인구구조 고령화에 따른 재정의 지속 가능성 문제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이에 대응한 실제적인 제도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문의: KDI 홍보팀 김은총 044-550-4034, capkec@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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