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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상속도 문제지만 '시장 원칙' 훼손

조성익 2017/07/17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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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상속도 문제지만 '시장 원칙' 훼손

조성익 KDI 경쟁정책연구부 연구위원

 

경쟁해야 품질·가격 개선되는데 몰아주기=독점… 경제효율은 '뚝'

 

부품을 생산하고 생산된 부품을 조립하는 등 생산과정에 여러 회사가 함께 참여하는 경우, 각 회사를 동시에 관리하면서 일감을 적절히 배분하면 생산 효율성이 많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단계별 이윤도 줄일 수 있어서 가격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일감 몰아주기의 긍정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경쟁을 약화시켜 시장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시장경제의 효율성은 기업들 사이의 경쟁에서 나옵니다.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더 좋은 품질의 물건이나 서비스를 더 싸게 팔아야 합니다. 혁신을 통해 품질을 개선하고 생산 비용을 줄이며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업들이 경쟁을 이겨내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 간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은 더 좋은 물건을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일감 몰아주기가 진행되면 경쟁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법은 총수 일가의 회사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합니다. 여기서 부당하다는 것은 비싸게 물건을 사주거나 싸게 물건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일감을 집중적으로 받은 기업은 경쟁하는 기업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사업을 할 수 있으므로, 경쟁 상대방은 불리한 여건에 처하게 됩니다.

 

이것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자를 몰아내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경쟁자가 시장에서 쫓겨나면 총수 일가의 회사는 경쟁이 없는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제 이 회사는 기술 개발의 유인도 줄어들고 가격 인하의 압력도 받지 않습니다.

 

부당하지 않게 일감을 몰아주어도 경쟁은 약화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일감을 발주하는 회사가 해당 일감 시장의 큰손이었다면 일감을 못 받는 것 자체가 경쟁 기업에는 큰 타격이 됩니다. 그리고 큰손의 일감을 독점하는 것만으로도 그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고 시장에서 유리한 자리에 오를 수 있습니다.

 

일감 몰아주기는 재벌의 상속·증여에 활용되는 과정에서 대기업 일반 주주의 손해를 야기하기도 하지만, 경쟁을 통한 효율의 달성이라는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문의: KDI 홍보팀 김은총 044-550-4034, capkec@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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