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KDI연구

KDI연구원들이 각 분야의 전문보고서를 제공합니다.

국제개발협력

CID 모듈화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페이스북
커버이미지
  • 저자 보건복지부, KDI 국제정책대학원
  • 발행일 2014/05/01
원문보기
요약 1. 한국은 1969년에 초중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집단검변 집단투약을 기본으로 하는 기생충 구제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하고 이를 1995년까지 지속함으로써 전국적 규모에서 기생충 구제사업에 성공한 바 있다. 이 사업은 1969년 일본의 국제기술협력단(OTCA)의 지원을 통해 본격적으로 출범할 수 있었으며 1997년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이 기본적으로 기생충 박멸에 성공하였음을 선언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이처럼 성공적으로 수행된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의 경험을 목표와 성과, 배경과 필요성, 전략과 수행체계, 집행, 그 성과에 대한 평가 등을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2. 1960년대까지 한국은 기생충왕국이라 불리울 정도로 거의 모든 국민이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었다. 중요한 장내기생충으로는 회충, 편충, 구충, 촌충 등이 있었으며, 이 외에도 간흡충, 폐흡충의 감염도는 높은 수준에 있었다. 당시 한국의 기생충 학자들과 정부부처에서는 이러한 기생충 감염이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이로 인한 심각한 사회경제적 손실에 대해서도 잘 인지하고 있었다.

3. 1964년에 출범한 한국기생충박멸협회(기협)는 당초 10년 이내에 회충 등 장내기생충 감염률을 0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이러한 목표는 달성이 불가능할 정도로 야심찬 것이었다고 판단된다. 전국적 규모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이 전개되기까지 이런저런 준비를 위해서만도 약 5년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기협은 학교를 기반으로 전국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검변 집단투약이라는 전략을 설정하고, 1969년부터 동전략을 25년간 꾸준히 실행에 옮겼다. 정부와 기협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 장내기생충 감염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였으며, 1995년에는 더 이상의 집단검변 집단투약 사업이 필요 없는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사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장내기생충은 그 역학적 특성으로 인하여 숙주인 인간의 감염률에 이른바 브레이크 포인트가 존재한다는 특성을 보인다. 기생충 구제사업으로 인하여 감염률이 저하되더라도 브레이크 포인트에 이르기 전에 사업이 조기에 중단되면 감염률은 다시 원래의 수준으로 복귀하지만, 일단 브레이크 포인트 이하로 감염률을 낮추는 데에 성공한다면 사업을 중단하더라도 감염률은 통제된다는 것이다. 집단적인 기생충 구제사업이 95년에 중단된 후 이미 20년 가량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기생충 감염률이 다시 문제가 되지 않고 는 현실은 1969년에서 95년까지 실시된 기생충 구제사업이 브레이크 포인트 이하로 감염률을 낮추는 데에 성공하였음을 보여준다. 보고서에서 소개하고 있는 바 기생충 구제사업의 제반 측면에 대한 역학적 평가의 결과도 이러한 평가와 부합한다.

4. 기생충 구제사업은 그 사업성과 못지않게 이를 위해 투입된 공공예산의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특징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기협이 기생충 박멸을 통한 국민보건 향상이라는 공익적 목표를 위해 의기투합한 보건의료전문인력에 의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민간조직이었다는 점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검변 및 투약 등 사업에 직접 투입된 비용을 제외하고 조직운영에 사용된 비용은 투입예산의 1/3을 넘지 않았다. 기협은 일본에서 새로 발명된 저렴한 기생충 검사기법을 대중적인 기생충 구제사업으로서는 세계 처음으로 도입하고, 국내제약회사와 긴밀하게 제휴하여 한국의 상황에 맞는 기생충 신약을 개발하고 이를 구제사업에 도입하는 등 과학적이면서도 기업가정신이 넘치는 활달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예산투입을 대폭 절감하는데 성공한 기협의 이러한 혁신과 활약이 없었다면 기생충 구제사업이 과연 충분히 장기간 지속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5. 기생충 구제사업이 시작되기 전 전국의 감염률은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고 있었으나, 사업이 일정기간 지속되면서 거의 모든 지역의 감염률은 0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당초 기생충 감염률이 높았던 지역일수록 기생충 구제사업에 따른 감염률 저하가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기생충 감염률 저하로 인해 교육 등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 노동자의 생산성이 제고되는 등의 효과가 있다면 지역별 노동자의 성과지표를 세대간 비교하였을 때 그 개선 폭이 당초 감염률이 높았던 지역일수록 더 커야 마땅하다. 2000년도 한국의 센서스 자료를 활용, 각 개인의 출신지역을 기준으로 이러한 세대별 성과지표를 비교 분석해 보면 기대했던 대로의 양상이 확인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을 통해 교육연한이 늘어나고 노동자의 생산성이 증가하는 등 커다란 사회경제적 성과가 있었다고 판단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혜택은 현재의 노동자 세대뿐 아니라 장래의 모든 세대가 동등하게 누리게 된다는 점을 아울러 감안한다면 기생충 구제사업의 사회경제적 성과가 지대했다는 점을 잘 알 수 있다.

6.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의 경험을 공공정책적 관점에서 반추해 본다면 첫째, 기생충 구제사업이 투자 대비 수익이 대단히 높은 훌륭한 공공투자사업이라는 점, 둘째, 이를 위해서는 학교를 기반으로 하는 집단검변 집단투약이 적절한 전략이라는 점, 셋째, 기생충 구제사업의 투자대비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감염률이 브레이크 포인트 이하에 도달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는 점 등이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7. 전국적인 규모의 기생충 구제사업은 정부 내 여러 부처,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긴밀한 공조를 필요로 하며, 결코 단순한 사업이라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사업을 장기간으로 지속한다는 것은 정부의 재정기반이 취약하고 제도의 발달이 미약하며 인적 자원의 축적도 미흡한 개도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찬가지로 어려운 여건아래 놓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25년간에 걸쳐 동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현재의 많은 개도국에 훌륭한 격려가 될 수 있다. 한국과 유사하게 전국적 규모로 기생충 구제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개발도상국을 위해 한국의 경험에 비추어 제시할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정부 내 공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통합된 법적 기반이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한국의 기생충박멸협회와 같이 민간의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추진체가 결성될 수 있다면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속성을 유지하는데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검변 및 투약 사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검변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추가적으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감염률 실태조사를 병행 실시한다면 사업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및 평가가 가능할 뿐 아니라 공론의 장에서 사업의 지속 필요성을 호소함에 유력한 근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넷째, 원조공여기관으로부터 도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점에 있어 정책자문, 인력개발지원 등의 기술적 지원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같은 주제 자료 이 내용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자료입니다.

같은 주제의 자료가 없습니다.


※문의사항 미디어운영팀 고정원 전문연구원 044-550-4260 cwkoh@kdi.re.kr

가입하신 이동통신사의 요금제에 따라
데이터 요금이 과다하게 부가될 수 있습니다.

파일을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KDI 연구 카테고리
상세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