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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화와 하도급체제의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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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김주훈(金周勳) , 조관행(趙觀行)
  • 발행일 1991/06/29
  • 시리즈 번호 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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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현대적 산업구조에서 제품의 경쟁력을 단일제품생산업체에 의
해서만 결정되지는 않는다. 제품의 경쟁력은 부품을 제작하여 공급
하는 부품업체와 공급받은 부품을 조립하여 최종적으로 제품생산을
마무리짓는 완성품업체로 구성되는 일련의 기업군에 의해 결정된
다. 그러므로 제품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자 할 때 완성품업체는
물론 부품업체를 포함한 관련 기업군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나라가 지금까지 채택하여 왔던 성장전략은 주로 대기업
으로 구성되는 완성품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집중되어
왔다. 이는 후발공업국들이 채택하는 전형적 성장전략으로서 자본
과 기술이 부족한 상태에서 공업화를 위하여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다.

우리 나라에서 채택하여 온 고도성장전략은 조립가공을 담당하
는 완성품업체를 우선적으로 육성시켜 왔고, 그 결과 부품을 공급
하는 부품업체들은 발전이 없지는 않았으나 완성품업체의 성장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수출촉진에
의한 고도성장전략이 가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값싸고 풍부한 양
질의 노동력이 뒷받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우리 나라
수출산업의 기본전략은 가격 경쟁력이 우월한 제품을 해외시장에
판매하는 비용우위 전략이었다. 그러나 주지하는 바와 같이 1987년
6.29민주화선언 이후 기업을 둘러싼 경제여건이 크게 변화하기 시
작하였다. 그 동안 억압되어 왔던 노동조합의 기능활성화로 임금이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하였고 대미무역의 지속적 흑자증대는 원화
절상을 야기하였다.

그 결과 우리 나라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은 약화되게 되었고
특수업종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 품목에 걸쳐 수출이 침체되기 시작
하였다. 다시 말하여 지금까지 저가품 수출에 의존하여 오던 비용
우위전략이 현 시점에서 더 이상 유효한 전략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수출침체를 타개하기 위하여 구조적 수출
부진요인을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근본적 대책수립이 필요한 시
점에 도달해 있다고 하겠다. 대책의 한가지로서 품질고급화가 거론
되고 있으나 우리 나라의 기술적 여건으로 볼 때 현재 일본 및 서
구 선진공업국에서 구사하고 있는 품질우위전략으로의 이행은 어려
울 것으로 보이므로 기본적으로 가격경쟁력의 회복에 주안점을 두
되 품질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제품의 가격 및 품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완성품업체는 물론 부품업체 모두의 노력이 필
요하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그 동안 추진해 온 고도성장전략은
부품업체의 경쟁력을 취약하게 하여 왔으며 향후 부품업체의 경쟁
력 제고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국내시장의
개방이다. 개방화는 농산물시장과 서비스시장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고 또 우리 나라 제조업은 개방화 추진 주체인 미국에 비하여 전
반적으로 볼 때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어 제조업부문에 대한
개방화의 여파가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지 않다. 산업전체를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몇 개 부문의 산업으로 대별하여 제조업을 하
나의 산업인 것으로 규정한다면 외견상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으
나 제조업 내부를 상세하게 세분하여 관찰하여 본다면 제조업부문
에 대한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제조업을 규모별, 기능별로
구분 지어 볼 때 주로 대기업인 완성품업계는 분명 경쟁력이 있다
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산업구조의 특성인 중소기업부문,
그 중에서도 부품업계의 취약성은 임금상승, 원화의 고평가와 함께
개방화로 인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금상승과 원화절상은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므로 완
성품업체는 가격경쟁력의 회복 및 품질향상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격 및 품질 면에서의 경쟁력증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여 주기를 요청할 것이다. 다행히 부품업체에서 완성
품업체의 요구에 부응하여 경쟁력 향상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
이고 그러한 노력이 가시화 된다면 문제발생의 소지가 없을 것이나
부품업체의 경쟁력 향상 진척성과가 완성품업체의 기대에 미흡 할
때 우리 나라 제조업은 개방화로 인하여 심각한 국면에 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부품의 가격과 품질의 열악으로 완성품이 국내 및 해외시장에
서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면 완성품업체는 경쟁력 있
는 해외부품을 구입하려 들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시장이 개방되면
국내부품시장을 해외경쟁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가 없어져 경쟁의 위협에 누출될 것이다. 이에 더하여 개방화는 자
유무역원칙에 따라 국내부품산업진흥을 위한 정부지원을 수출보조
금지급으로 간주하려 할 것이다. 80년대 이후 정부는 산업의 불균
형적 성장을 바로잡고 완성품의 대외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
으로 중소기업부문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여 왔으나 이러한 정
부시책에도 불구하고 중소부품업체의 취약성은 아직 만족스러울 정
도로 개선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완성품의 대외경쟁력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중소부품업계에 대
한 정부지원이 아직 필요한 상태에서 시장개방업체의 몰락은 장기
적으로 볼 때 완성품업체에게도 영향을 미쳐 제조업 전반의 쇠퇴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므로 개방화를 앞두고 이에
대비한 정부대책에 부품업체의 경쟁력 향상방안이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에 입각하여 개방화에 대비한 부품업계
의 경쟁력증진방안을 모색해 보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현대적
생산방식은 기업간생산분업을 통하여 분업의 장점을 최대화시키려
는 추세이므로, 경쟁력 증진을 위한 효율적 생산분업체계를 모색하
여야 하는바 우리 나라는 경제적, 문화적 특성에 부합되는 하도급
제 생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도급제 생산방식은 기업간 거래에
서 교섭력의 차이로 인하여 거래일방의 경제적 특성이 따를 수 있
는 위험이 있으나 경쟁력 증진을 위해서는 효율적인 생산분업조직
이다. 또 하도급제 생산방식은 그 특성상 거래기업간에 긴밀한 밀
착관계를 형성하므로 개방화가 이루어져도 완성품업체가 부품구입
거래선을 쉽사리 해외로 이전시키기 어렵고 부품업체에 대해 기술
및 자금지원이 모기업에 의하여 이루어지므로 정부지원금지조치를
우회할 수 있다. 따라서 개방화에 대비한 중소부품업체대책으로 하
도급제의 조기정착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본 연구에서는 제1편과 제2편에서
개방화를 앞두고 경쟁력증진을 위한 대책과 하도급제의 정착화정도
를 점검하였다. 분석대상산업으로 자동차부품산업을 선택하였는데
그 까닭은 전체 제조업을 대상으로 택하기에는 연구분석기간이 제
한된 것 이외에도 자동차산업이 하도급제 생산방식에 의존하는 전
형적 산업이고 제조업 내에는 생산품목에 따라 생산분업이 이루어
지고 있지 않는 산업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연구분석
에서는 가능한 한 자동차산업의 특성에 국한하지 않고 제조업일반
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얻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1편에서는 우리 나라 자동차산업에서 최근의 경제여건변화에
따라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경영전략상의 변화를 논의하였
다. 임금의 상승과 원화의 절상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에 따라
비용우위전략의 효력이 상실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품질우위전략
으로 이행하여야 할 것이나 우리의 기술적 여건으로 보아 적어도
중단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는 품질우위전략
을 구사하기 위하여 기술력배양이 필요하나 중단기 전략으로는 품
질력을 향상시킨 비용우위전략이 고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
해서는 가격 경쟁력의 회복이 필요하나 임금과 환율의 가격결정변
수가 조정가능하지 못하므로 설계기술의 국산화, 생산자동화, 관리
합리화, 생산분업조직의 효율적 편성 등을 통하여 비용절감을 도모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방안들은 기술의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
므로 비용절감을 목표로 하는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
다.

정부대책으로서는 기술인력의 공급확대와 함께 기술기원체제를
효율적으로 구성하여 생산현장기업에 대한 기술지원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하여 기업의 기술개발비용부담을 경감시켜 주고 우리가
택하고 있는 생산분업조직인 하도급제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장기적
으로는 부품업체의 교섭력 증대를 위한 전문기술배양에 주력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공정거래정책을 강화하여 하도급거래상의 불공
정거래행위를 불식시켜 하도급제 생산방식이 갖는 효율성이 발휘되
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하도급제 생산방식의 효율성을 인식하여
정부에서도 이미 1975년도에 계열화촉진에 관한 법률을 공포하여
하도급제가 우리 나라 제조업에 뿌리내리도록 노력하여 왔으나 부
품업계의 취약성에서 비롯된 교섭력의 불균형으로 인해 그 동안 하
도급제의 부정적 측면만이 크게 부각되어 온 감이 없지 않다.

생산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단기적 대응방안으로 설비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가 요구되고 있으나 부품업계의 자본이 충분치 못
하여 자동화 설비투자에 애로가 있으므로 자동화 설비투자의 진작
을 위한 각종 지원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이 1편에서
논의한 사항인데 분석의 성격상 통계자료의 활용이 어려워 현장업
체의 실무진과의 면담에 주오 의존하였다. 면담업체의 목록은 1편
끝부분에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2편에서는 개방화를 앞두고 하도급제 생산방식이 우리 나라 자
동차부품산업에 정착되고 있는지를 점검하였다. 지역별, 규모별 특
성을 감안하여 표본유출의 대표성에 유의하면서 136개 업체를 선정
하였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 나라 자동차부품산업에서의 하도
급거래가 착실히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 결과가 도출되
었다. 하도급거래의 핵심적 요체인 수주의 안정성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 답변을 보여 주었고 도급단가도 수급기업이 존속, 발전할
수 있을 정도로 지급되고 있으며 모기업의 하도급기업에 대한 기술
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답변하고 있다. 또 모기업의 단가인
하요청은 모기업의 단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하도급기업
간에 인식되고 있고 단가인하도 생산공정의 개선과 자동화를 통하
여 이루려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기업의 품질개선 요구가
최근 강화되고 있으며 대다수의 부품업체가 품질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에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우리 나라 자동차산업이 현재 가격경쟁력
의 상실로 일시적 고통을 겪고 있으나 경쟁력 증진을 위한 노력이
각 기업별로 부단히 이루어지고 있어 장래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가질 수 있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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