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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 방법론 및 제도 활성화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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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박현(朴賢)
  • 발행일 2000/12/31
  • 시리즈 번호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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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VE(Value Engineering)란 최소의 생애주기비용(Life Cycle Costs)으로 필요한 기능을 달성하기 위해 시스템의 기능분석 및 기능설계에 쏟는 조직적인 노력을 의미한다. 좁은 의미에서의 VE는 소정의 품질을 확보하면서, 최소의 비용으로 필요한 기능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체계적인 노력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VE 수행과정에서 기능개선 또는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에서 그 기준이 되는
것은 발주자의 가치체계이다. 즉, 어떤 대안을 채택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
기준이 되는 것으로 그 대안의 채택으로 발생하는 대상물의 기능 또는 비용의 변화가 발주자에게 바람직스러운가 하는 것이다. 이때, 발주자는 VE 대상물의 계획에서 생산, 이용, 해체단계 등 대상물의 생애 전과정에 걸쳐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생애주기비용이 발주자의 가치를 반영한 대안평가의 기준이 된다.

VE의 핵심인 효율성의 추구는 합리적인 인간행태의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며, 사회발전 과정에서 효율성추구 노력은 지속되어 왔다. 국제경쟁이 심화되고 1997년의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효율성 증대", "경쟁력 강화"는 한국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어느 때보다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도 재정운용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1998년 공무원들의 예산절감 노력을 유인하기 위하여 예산성과금 제도를 새로이 도입하고, 재정지출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공투자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1999년 무리한 대형 공공투자사업의 수행으로 인한 예산낭비를 예방하기 위하여 예비타당성제도를 도입하였고, 건설교통부는 {공공건설사업 효율화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건설기술개발과 건설문화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예산절감 노력의 일환으로 건설기술관리법시행령을 개정하여(2000년 3월), '설계의경제성등검토(약칭 설계VE) 조항(동 시행령 제38조의13)을 삽입하여 설계단계부터 낭비적인 요소를 제거하여 예산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47년 미국 General Electric사의 Lawrence D. Miles에 의해 VE가 제안된 이후 미국에서는 민간부문과 개별 정부기관 차원에서 자체 VE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용해 왔다. 1990년대에는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정부개혁이 이루어지면서, VE 도입을 제도화하기 위한 연방정부차원의 노력이 1995년 VE법(Systematic Application of Value Engineering Act)의 제정으로 결실을 맺어 공공분야의 전 분야로 VE 수행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은 VE를 공공부문 조달분야에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상당한 예산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도로국(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 FHWA)의 경우 대규모 도로사업에 설계VE 수행을 의무화하여 1999년 약 $8억 4,600만의 예산절감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VE는 생산과정이 정형화되지 않은 건설조달분야에서 활발히 시행되어 왔다. 하나의 최종생산물을 생산하고 현장상황에 따라 생산비의 가변성이 큰 건설산업의 특징상, 건설과정에 창의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대안을 마련할 때 비용절감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1980년대부터 일부 민간 건설회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하여 VE를 수행하는 등 VE 도입을 위한 시도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민간부문의 VE 시행 노력은 1990년 후반 경제위기 이후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오히려 퇴조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공건설분야에서는 건설기술보상제도 또는 신기술지정제도라는 이름으로 VE 개념을 원용한 유사 VE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VE 수행효과가 미미한 원인의 하나는 건설기술보상제도와 신기지정제도가 시공단계의 비용절감 노력을 이끌어 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VE의 효과는 사업시행의 초기단계에서 크게 나타난다. 왜냐하면, 공사가 이미 집행된 이후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안된다면 이를 반영하기 위한 설계변경과 이미 집행된 시설물의 해체에는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어 VE 제안 채택의 순효과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설과정의 초기단계인 계획 또는 설계단계에서 VE를 수행할 때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정부는 건설기술관리법시행령을 개정하여 2000년 7월부터 '설계의경제성등검토' 제도를 도입하고 2000년 10월 현재 그 구체적인 시행을 위한 매뉴얼을 작성하고 있다.

VE 수행을 위한 구체적인 매뉴얼을 작성중인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제도가 시행되어 그 성과를 평가하기 이전에 제도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다소 이른 감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의 현실과 VE 수행에 관련된 주체들의 유인 구조를 고려할 때, 관련제도의 보완이 뒤따르지 않는 상황에서 VE 제도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었다. 이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본 연구에서는 VE제도에 대한 소개와 함께 VE 제도 활성화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VE 시행을 건설과정의 모든 단계로 확장한다. 즉, 현재 설계단계로
한정되어 있는 VE 수행대상을 계획단계 및 시공단계까지 확장하여 건설사업의 전과정에 걸쳐 비용절감 노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론적인 측면에서 보면 VE 수행을 통한 개선잠재력은 사업의 초기단계일수록 크다. VE가 활성화된 미국에서도 설계단계부터 VE를 수행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었으나, 계획단계 VE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계획단계에서 VE를 수행하는 공공기관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 계획단계의 VE 수행 성과가 저조하였던 가장 큰 이유는 비용절감에 치중해온 미국의 VE 풍토에서 계획단계에는 VE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는 비용자료의 불확실성이 높아 VE 제안의 채택여부를 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획단계의 VE는 비용절감을 위한 대안을 발견하는 것보다도 본래적 의미의 VE 과업인 기능분석과정을 통하여 프로젝트의 구상이 타당한가를 발주자입장에서 평가하는데 집중함으로써 프로젝트를 통하여 달성하고자하는 기능자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거함으로써 더 큰 비용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계획단계의 VE 수행은 2000년 3월 건설기술관리법시행령의 개정취지인 사전준비가 충실하지 않은 공사의 무리한 착공을 방지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기술관리법시행령 제38조 4는 건설공사 시행을 위한 단계별 절차를 세분화하여 기본계획을 수립하기에 앞서 기본구상, 예비타당성조사, 타당성조사를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새로 도입된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서 중요한 과업의 하나는 해당 사업의 개념과 목적을 분석하여 좀 더 포괄적인 시각에서 사업의 추진여부를 결정하는 전략적 판단(strategic decision)을 내리는 것이다. 전략적 판단을 위해서는 대안의 검토가 중요한 데, '어떤 사업을 추진하는 것(Do-omething)' 뿐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Do-Nothing)' 또는 '목표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업만을 추진하는 것(Do-Minimum)'도 중요한 대안의 하나로 검토하여야 한다. VE는 전략적 판단을 위한 기능분석에 이용될 수 있는 유용한 방법론이다.

시공단계는 설계단계에 비하여 VE 수행을 통한 개선잠재력은 적다. 계획과
설계, 그리고 이미 시공된 부분에 이미 비용이 투입되어 새로운 제안이 시공된 부분과 조화를 이루어야하는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한, 설계변경과 기시공 부분의 해체 등에 추가적인 비용이 소요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공과정에서의 VE 수행을 통한 비용절감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시공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가 현장지식을 바탕으로 VE 제안을 하기 때문에 대안채택의 가능성이 설계단계에 비하여 오히려 높을 수 있다. 이러한 이점을 활용하기 위하여 미국에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공공건설사업에 대해 자발적인 형태의 VE 수행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계약조항의 하나로 삽입하고 있다. 한국의 기술개발보상제도는 시공VE를 통한 비용절감의 일부를 시공자에게 보상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규정은
적극적으로 VE 수행을 권장하기보다는 시공자가 VE를 수행하여 공사비를 절감할 때 오히려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막는 소극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 따라서, 성과가 미미한 시공단계의 VE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시공VE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VE 조항을 마련하여 일정조건을 갖춘 공공건설공사에 대해서는 시공계약에 VE 수행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계약서상에 명시하는 제도운영이 필요하다.

둘째, VE 수행대상을 모든 공공건설사업으로 확장한다. 현재 VE 조직의
구성, VE 수행 절차, 업무내용 등 구체적인 설계VE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법령은 건설기술관리법시행령이다. 건설기술관리법은 전기공사업법에 의한 전기공사, 정보통신공사업법에 의한 정보통신공사, 소방법에 의한 소방설비공사, 그리고 문화재보호법에 의한 문화재수리공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건설기술관리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건설공사는 공공부문이 발주하는 건설공사의 대략 1/4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기공사, 정보통신공사, 소방설비공사, 문화재수리공사 등에 VE를 적용하지 않을 특별한 이유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전기공사업법, 정보통신사업법, 소방법, 문화재보호법 등이 VE 도입을 추진하는 건설교통부의 업무관장범위를 벗어나는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하여 전체 공공건설공사에 VE 적용을 강제할 수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그러나, 주무부처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사업시행과정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조직적으로 적용하여 예산절감을 이룩하여야 한다는 당위성은 모든 공공사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VE 제도를 공공건설공사 전반에 확대 적용하여 광범위한 예산절감을 이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VE 적용 범위를 공사과정의 모든 단계로 확장하고, 대상사업의 범위도 모든 공공건설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관련법령의 정비가 필요하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시공단계의 VE는 국가계약법에서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있으나 현재의 소극적인 관점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시공VE를 권장하는 형태로의 개선이 필요하다. 즉, 시공VE의 수행이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대부분의 건설조달계약에 일반적인 내용임을 나타내고 구체적인 계약내용에 포함되어야 할 표준계약서 등을 마련하여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계획단계의 VE 제도의 경우 그 시행 근거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본 연구에서는 계획단계에서 VE 수행하는데 가장 적절한 시점으로 사업의 기본구상이 이루어지고 사업의 타당성을 예비적으로 판단하는 예비타당성조사 단계로 제안하고 있다. 따라서, 예비타당성조사 관련규정에 계획단계의 VE 수행 조항을 삽입하여 VE 수행의 근거를 마련하여야 한다. 다만, 예비타당성조사 자체가 1999년에 도입된 비교적 새로운 제도이고 가장 일반적인 VE 형태인 설계단계의 VE 제도도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이전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의 VE 제도를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접근방법을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즉, 우선 예비타당성조사 시행지침에 사업성격에 따라 VE를 수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후 VE 성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시범사업을 선정하여 VE를 수행한다. 시범사업의 VE 성과에 따라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 본격적인 VE 적용여부를 결정하고 상위 법령에 VE 관련 조항을 마련하도록 한다.

VE 적용범위를 모든 공공건설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개정이 필요한 법령들과 보완내용을 다음과 같다. 건설조달분야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공사, 정보통신공사, 소방설비공사, 문화재수리공사 등에 VE를 적용하기 위하여 해당 공사의 사업시행절차를 규정한 전기공사업법, 정보통신사업법, 소방법, 문화재보호법 또는 그 시행령에 VE 조항을 삽입한다. 아울러, 국가계약법이나 예산회계법 등 일반적인 조달 및 예산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법률에 VE 조항을 삽입함으로써 VE 수행에 대한 범 정부차원의 의지를 나타낸다.

넷째, VE 수행주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유인구조를 제공하기 위해 관련제도를 개선한다. 유인구조의 마련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VE 수행과정에서 광범위한 재량권을 가진 핵심주체(key player)인 발주청 공무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VE 절감액에 대하여 예산성과금 제도를 적용하고, VE 조항에 관계자의 면책조항을 명기하는 등 제도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금전적 유인책이나 면책조항의 명시를 통하여 VE 제도의 활성화를 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VE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VE 관련 주체들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VE라는 새로운 절차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발주청 공무원과 원설계자가 VE라는 절차를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는 책임추궁의 위험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VE 수행과정이 원설계과정과는 별개의 과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VE란 비용절감과 기능향상이라는 목표에 맞춰 원설계자팀과는 별도의 전문가 집단이 규정된 절차와 기법에 따라 조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이다.
따라서, VE를 통하여 생성된 대안은 원안과는 별도의 생산양식에 의해 생산된 별개의 생산품이라고 이해하여야 한다. 공공부문, 특히 감사조직이 이러한 VE의 성격을 이해하지 않고, "당연히 했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책임을 추궁한다면 발주청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VE 참여 노력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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