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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금융지원과 신용보험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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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강동수(姜東秀) , 윤택
  • 발행일 2003/07/31
  • 시리즈 번호 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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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980년대 초반 이래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정책은 신용도와 담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해 금융이용기회를 확대하고 자금조달비용을 줄여주는 데 집중되어 왔다. 그 결과 대기업이나 개인보다 신용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에 저금리의 자금이 제공됨으로써 자원배분의 효율성 문제를 야기하였다. 아울러 중소기업 지원금융의 대부분은 일회성이라기보다 반복적으로 지원되는 경향이 있어서 중소기업의 자생력 증진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온정적인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함으로써 자생력을 해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상 기업의 선정에 있어서도 신용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비대칭성 등 시장의 실패로 인하여 소외되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보다 신용력이 부족한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인하여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상기한 문제점을 감안할 때 향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정책은 중소기업 스스로가 자신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하는데, 본 연구는 이러한 취지에 부합하는 제도의 하나로서 신용보험에 주목하고자 한다. 신용보험이란 재화 또는 서비스를 신용으로 공급하는 판매기업이 구매기업의 파산으로 인한 지급불능이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실발생의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을 지칭한다. 동 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사건의 직접적인 결과로 입게 되는 경제적 손실에 대하여 보상하는 실손보상보험(indemnity insurance)의 일종으로 일반적인 손해보험과 동일한 성격을 지닌다. 신용보험은 사고의 개연성 측면에서 채무불이행이라는 사고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보증보험과 유사하지만 보험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 신용보험이 대수의 법칙에 기반한 사회 전체의 손실분담장치인 반면, 신용보증은 특정채무자의 의무이행을 보장하는 개별적인 지원이라는 점에서 상이하다. 그리고 신용보증이 개별채무자에 대한 신용의 보완을 통한 추가적인 신용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신용보험은 이미 창출된 신용의 위험을 관리하려는 금융안전망(financial safety net)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신용보험은 사후적으로 이미 발행된 채권을 보전하는 장치인 반면, 신용보증은 사전적으로 채무자에게 신용을 보강함으로써 추가적인 신용발행이 가능케 하는 지원수단이다.

상시적으로 신용이 부족하여 정부 또는 금융기관이 신용을 할당하는, 예를 들어서 고성장 경제에서는 신용보증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지나치게 팽창된 신용은 부실채권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서 금융 및 경제시스템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물경제의 성장속도가 둔화되는 시기에 신용위험을 인지한다고 해도 신용을 갑자기 감축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갑작스런 신용의 수축이 실물경제에 큰 충격이 되어 경기침체를 야기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전환기에 유용한 제도가 바로 신용보험이다. 신용보험제도를 통하여 지나치게 팽창된 신용의 양을 조절하고 기업이 감내해야 할 거래상대방의 신용위험을 축소?이전함으로써 미시적으로는 기업의 생존력을 높이고 거시적으로는 경제의 구조적 위기(systemic crisis) 발생확률을 축소할 수 있기 때문에 신용보험제도는 상시구조조정체제를 지향하는 향후 금융시장의 구도에 부합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한편 신용보증제도에 비하여 신용보험제도는 주식회사의 유한책임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신용보증은 주식회사가 배태하고 있는 유한책임에 따른 부작용을 확대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일정수수료만 부담하고 보증기관으로부터 신용보증을 받은 기업은 위험한 사업에 투자하여 얻은 이윤에 대해서는 회사의 내부화가 가능하고 실패하더라도 보증기관이 손실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용보증의 수수료가 투자의 위험도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 기업의 과잉투자를 유도하게 되어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반면 신용보험 사고는 피보험자의 행위와는 무관하다. 신용보험 사고는 피보험자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재무상황이 어떠한가에 의존하기 때문에 피보험자의 유인체계가 보험회사와는 관계없다. 오히려 보험자와 피보험자간의 손실분담 계약으로 채권발행인에 대한 감시기능을 강화할 수 있으므로 보험사고 억제에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상업적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신용보증은 피보증인의 유인체계를 적절히 통제하기 어려운 반면, 신용보험은 피보험자의 유인체계 발동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감할 수 있는 제도라는 점에서 신용보증보다는 신용보험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학문적으로 신용보험은 손해보험의 일종으로 이해되었는바, 지금까지 신용보험에 대한 별도의 이론적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에 본 연구는 상태확인비용모형(costly state verification model)에 의한 회계감사비용이 추가된 부채계약(debt contract)모형을 구성하고 여기에 신용보험을 도입하여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신용보험의 효과에 대하여 이론적인 분석과 계량적 시뮬레이션을 시도하였다. 분석 결과, 신용보험이 도입되면 기업의 신용거래량이 증가하고 채무불이행이 야기하는 부작용을 신용보험회사가 흡수함으로써 신용보험 가입기업의 부도확률을 감축시킴을 이론적으로 확인하였다. 이러한 직접적인 효과 이외에 신용보험의 정책적 유효성은 신용보험의 긍정적인 외부효과(positive exter- nalities)라는 측면에서 더욱 부각된다. 피보험자가 신용보험에 가입하면서 기대하는 일차적인 효과는 자신의 현금흐름 안정화이다. 즉, 채무자인 거래기업의 재무상황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함으로써 피보험자의 생존력 증대를 도모하는 것이다. 그런데 피보험자는 자신이 직면하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하여 노력한 결과, 피보험자 자신뿐만 아니라 피보험자에게 신용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의 부도위험을 감축시키는 외부효과를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피보험자에게 신용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의 부도위험을 감축시키는 데 따른 외부효과는 보험료에 반영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민간수요가 사회적 최적수요를 하회할 수 있다. 물론 신용보험이 외부효과를 창출한다는 사실은 고유한 현상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 부도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판매대금의 회수부진에 있음을 감안할 때 신용보험의 외부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보험이 중소기업의 신용관리에 있어서 유용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신용보험이 정착하기 어려운 구도에 처해 있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중소기업 금융지원제도가 금융상품에 대한 인식 및 가격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기존의 중소기업 금융지원은 보상차원의 온정적인 보조금 성격을 띠고 있으나 영속성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정부의 비용부담이 과다하고 장기적으로 지원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나아가서 온정적인 지원은 오히려 중소기업의 생존의지보다는 의존성향만 키워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각종 중소기업 금융지원제도를 자원배분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정책의 전환 필요성이 신용보험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신용보험이 자체로 우수한 제도라고 해도 대체 및 보완관계에 있는 여타 중소기업 금융상품에 정부의 시혜가 존재하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신용보험제도를 도입한 이후 보편화되기까지 한시적으로 정부가 시장을 조성(market making)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의 원리에 의한 신용보험의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의 예산으로 신용보험을 운영하여 기업으로 하여금 그 유용성을 인식케 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시장조성기에는 신용보험회사가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장기적인 수요를 창출한다는 차원에서 신용보험료를 공격적으로 책정해야 하는데 비용과 불확실성을 전적으로 민간이 부담한다면 시장의 형성이 지연될 수 있다. 따라서 시장조성기까지 정부가 한시적으로 신용보험 예산을 출연할 것을 제안한다. 한시성과 함께 강조해야 할 점은 시장조성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루어져야 정책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정부의 개입이 아무리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그 방식은 최대한 시장친화적인 그리고 중립적인 방법을 지향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용보험의 가격보전은 정부의 출연금에 의한 특정 금융기관 지원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신용보험 이용자에 대한 세제혜택, 금융비용경감 등의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신용보험시장의 조성이 마무리되었다고 판단되면 정부의 신용보험사업을 민영화하여 상업적 원리에 바탕을 둔 시장이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도 경제성장과정에서 소외·희생된 중소기업부문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에 근거하여 20년 가까이 지원이 이루어진 결과 중소기업은 정부의 지원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부의 정책금융이 축소될 수밖에 없음을 인식하여 자발적인 경영혁신과 위험관리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고 정부도 중소기업의 이러한 노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험은 향후 정부 및 중소기업이 주목해야 할 제도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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