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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매경이코노미스트] 그 높던 금리는 왜 낮아졌을까

조동철 202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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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높던 금리는 왜 낮아졌을까

 

 

조동철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금리 장기하락 추세는

투자기회 축소에 기인

기업활동 제약 정책이

시장금리 더 낮출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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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매일경제

 

1970년대 동네 어머니들 사이에 유행했던 계에선 보통 한 달 이자가 '3부'였다. 복리로 계산하면 연율 40%가 넘는다. 1990년대 상반기까지도 금리는 두 자릿수였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고금리지만 그 이전에 비해서는 크게 낮아진 수준이었다. 그런데 요즘 예금 금리는 1%다. 은행에 천만 원을 맡겨도 1년 뒤에 이자라고 달랑 10만원 준다. 그러니 돈이 자산시장으로 몰려 거품이 생긴다고 한다.

 

왜 이렇게 금리가 낮아졌을까. 한국은행을 쳐다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는 초단기 금리다. 기준금리 조정을 통한 유동성 공급으로 일정 기간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된 금리 하향 추세를 한국은행이 주도한 것은 아니다. 시장금리의 대표 격인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여전히 2% 안팎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이러한 상황을 대변한다.

 

기준금리 이외에도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수히 많다. 인플레이션 기대, 위험 프리미엄, 금융상품 만기, 투자자 심리 등등. 그러나 궁극적으로 시장 전반의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그 경제에서 기대되는 투자수익률이다.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야 사업을 추진하며, 이를 위해 본인의 예금을 빼내거나 외부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기대되는 투자수익률이 금리보다 낮으면 사업을 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고, 외부자금을 끌어오지도 않는다. 그렇게 금리와 투자수익률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다.

 

그렇다면 경제 전체적으로 수익성 있는 투자 기회가 점차 줄어들 때 금리는 어떻게 될까. 누군가는 지속적으로 저축하고 있는데, 이 돈을 잘 투자해서 높은 수익을 창출해 줄 사업가가 부족하면 금리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금리가 하락해 온 배경이다. 과거에는 두 자릿수의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나 이제는 낮은 금리에도 수익을 담보할 사업 기회를 찾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자금시장에 '만성적 초과 수요'가 존재한다고 볼멘소리를 했지만 지금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잉여 저축' 혹은 '과잉 유동성'이 금융시장을 교란한다고 염려한다.

 

크게 볼 때 경제가 성숙해지면서 투자 기회가 축소되고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가 그러한 '저성장·저금리' 추세를 가속화시키고 있음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활동을 제약하고 투자 의욕을 저하시키는 정책은 내리막길에 있는 시장금리의 등을 떠미는 것과 같다. 국민의 소중한 저축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더욱 어려워지니 금리가 하락하고 자산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골치 썩여가며 사업할 돈 있으면 부동산 사 두는 게 낫다"라는 인식이 그것이다. 과연 지난 수년간 우리 사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성장세는 둔화되는데 자산시장 유동성만 넘쳐난다고 느꼈던 상황이 실물경제와는 무관했을까.

 

작금의 과잉 유동성 관련 논의는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취해졌던 적극적 통화정책의 출구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그 저변에는 기업의 역동성 저하라는 실물경제의 애로가 있다는 점 또한 상기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금리 정상화 여정의 핵심인 '정상적 기준금리' 수준은 결국 실물경제 투자수익률에 의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금리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만나가 아니다. 국민의 저축을 투자로 연결해서 수익을 창출해 줄 기업 부문이 위축된다면 시장금리의 하락 추세와 자산시장의 '과잉 유동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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