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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분업구조 분석과 한·중·일 FTA에 대한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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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고일동(高日東) , 조병구(趙炳球) , 이재호(李在鎬) , 이진면(李鎭勉) , 이홍구(李弘求)
  • 발행일 200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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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배경과 목적

동아시아에서도 세계화의 추세에 따라 역내국가간 교역 및 직접투자 등 경제관계는 지속적으로 확대ㆍ심화되어 왔지만, 이 지역 국가들은 정치ㆍ안보적 제약과 과거사 문제, 경제발전단계 및 경제체제의 상이성 등과 같은 제약요인에 직면하여, 정부차원의 경제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구체적으로 검토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1997년 여름 태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를 계기로 이 지역에서도 경제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강구되기 시작하였으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양자간, 혹은 다자간 특혜무역협정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 지역협력에 대해서 소극적이었던 중국이 주변국과의 경제협력에 적극성을 보이게 된 점에 크게 기인한다고 하겠으며, 중국의 태도변화에 자극을 받은 일본 역시 역내 국가들과의 다자간, 혹은 양자간 FTA 체결에 상당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미 중국과 ASEAN 국가들은 10년 이내에 FTA를 출범시키로 하였으며, 이에 고무된 일본도 ASEAN 국가들에 대해 FTA의 일종인 포괄적 경제파트너 관계(CEP)를 제안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한ㆍ일 FTA 협상개시, 일본과 필리핀 또는 일본과 말레이시아간의 FTA체결 문제가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인구, 경제규모, 또는 국제정치적인 영향력 등 제반 요소를 고려할 때 동아시아 경제협력의 핵심은 결국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간의 협력이 어떠한 형태로 이루어질 것인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한ㆍ중ㆍ일간 FTA 문제에 관해서는 2002년 11월 4일 ‘ASEAN+3' 정상회의 당시 중국의 주룽지 총리가 타당성 조사를 제안함으로써 구체성을 띄게 되었다.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중국이나 일본은 최대 교역상대국일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과의 관계설정을 여하히 할 것인가의 문제는 우리의 생존전략에 있어서 핵심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자본재 및 핵심부품의 대일의존과 그에 따른 구조적인 대일무역수지 적자를 극복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중국의 경제적 부상은 우리 경제에 최대의 위기이자 기회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동아시아 역내 분업구조의 분석을 통해 한ㆍ중ㆍ일 3국간 FTA체결을 위한 현재의 여건과 앞으로의 전망을 파악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FTA의 추진을 위해서 다양한 측면에서의 분석이 필요하지만, 잠재적인 회원국간의 교역관계 및 분업구조의 분석은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2. 주요 내용

본 연구에서는 UNCTAD의 세계무역데이터, 아시아산업연관표 등을 이용하여 동아시아 국가들간 역내교역의 특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또한 최근까지의 분업구조 변화추세와 최근 한ㆍ중ㆍ일 3국의 산업구조 변화 양상을 기초로 향후 역내분업구조의 변화 전망을 제시한 후, 이러한 변화가 한ㆍ중ㆍ일 FTA 추진 여건에 가져올 영향을 검토하였다.
동아시아 국가들간의 경제관계는 1985년 플라자 합의이후 일본 기업들의 동남아 진출로 확대되기 시작하였으며, 1990년대에 들어서서는 중국의 경제적 부상으로 역내 국가간 교역 및 투자관계는 가일층 심화되어 왔다. 이러한 역내교역 및 투자의 급속한 확대는 역내국가간 상호의존성의 증대를 의미하며, 따라서 FTA와 같은 제도화된 경제협력의 필요성은 그만큼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동아시아 국가들간 특혜무역협정의 확산은 이러한 현실적 필요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경제적 성장과 대외무역의 확대가 동아시아 국가들에 미친 영향은 비대칭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즉, 산업구조나 경제발전 단계에 있어서 중국과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대만은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른 과실을 향유하는 입장에 있는가 하면, 중국과 대체적인 관계에 있는 ASEAN 국가들은 긍정적인 파급효과와 함께 부정적인 영향도 크게 받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따라서 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대만 등의 경제협력 필요성은 그 만큼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간의 역내교역을 10개의 주요산업으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중간재와 최종재로 구분한 후 각 상품별 교역내용을 분석한 결과, 최종재보다는 중간재의 거래가 크게 확대되어 왔으며, 특히 최종재의 역외수출비중이 높은 상품의 중간재 교역의 증가율이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동아시아 국가들간의 분업구조가 역외시장의 최종재 수요에서 파생된 부분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최종재 수요의 역외의존적인 성격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욱 심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종재의 역외의존 경향의 심화는 역외 수출시장의 경기변동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역외수출시장에서의 상호 경합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대만은 역외시장에서 중국과의 직접적인 경합도는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서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향방은 향후 동아시아 국가들간의 경제관계 변화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향후 15년정도는 대략 7%정도의 성장이 가능한 것으로 전망되나 그 과정은 연해지역의 개발효과가 내륙지역으로 점차 확산되어 나가는 일종의 안행형 구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현재 중국이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는 섬유 및 의류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의 비교우위는 향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역외의존적인 동아시아 분업구조가 단기간 내에 크게 변화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이러한 점은 중국이 비록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내부지향형 산업화보다는 국제분업구조에의 편입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그리고 한ㆍ중ㆍ일 3국간의 교역관계에 기초할 때, 3국간의 FTA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국가는 한국이며, 그 다음이 중국이고 일본은 ASEAN과 NIES를 포함하는 광역화된 지역통합에 높은 비중을 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일본의 입장에서 볼 때, 수출의 측면에서 중국은 한국과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수입은 중국에 치중되어 있는 형편이고, 여기에다, 비경제적인 요인까지를 고려할 때, 중국을 배제한 한일간의 통합을 우선시할 유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3. 결론 및 시사점

자유무역협정은 역외국가들과의 FTA나 혹은 동아시아 역내국가 간에 이루어지는 양자간 FTA와는 전혀 성격을 달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서 일본과 싱가포르 간에 체결된 FTA의 의미는 경제적인 측면에 국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ㆍ중ㆍ일 3국간의 FTA 체결은 EU나 NAFTA에 버금가는 새로운 경제블럭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경제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적 측면에서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변화가 될 것이다.
이러한 3국간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물론 참여국가들의 정치적 의지가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경제통합의 기본적인 조건이 충족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도 역내국가들의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경제적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아울러 역내분업구조상 자기완결성을 가짐으로써 역외국가들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배제할 수 있을 때 역내국가 간에 안정적인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조건들을 분석ㆍ평가함으로써 현재 동아시아 국가들이 처한 경제협력 조건을 분석하고 향후 전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또한 본 연구는 역내무역구조의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함으로써 동아시아 산업 및 교역구조에 관한 기초연구로서의 기여도 큰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지금까지의 연구가 대부분 무역총액을 사용하고 있었던 데에 비해 본 연구에서는 무역 통계를 각 산업별로, 그리고 중간재와 최종재로 구분한 후 각 부문별 구체적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분야의 향후 연구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도가 높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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