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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저출산 극복 열쇠, 일·가정 양립

머니투데이 2024.08.13

저출산 문제, 단순한 인구 감소 문제가 아닌
국가의 경제력 및 미래 성장 동력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
육아하는 직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줄이고
이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는 저출산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971년 580만 명에 달하던 초등학생 수가 2023년에는 260만 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학급당 학생 수 역시 1972년 평균 60명에서 2022년 21명으로 심하게 감소했다. 이는 단순한 통계 수치를 넘어 우리 사회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저출산의 실태는 합계출산율을 통해 더욱 명확히 확인된다. 1970년 4.53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002년 1.3명 이하로 떨어져 우리나라를 초저출산 국가로 만들었다. 2018년에는 처음으로 1.0 미만인 0.98을 기록했고, 작년 2023년에는 충격적인 0.72명까지 떨어졌다. 이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국가의 존립마저 위협받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심각한 저출산은 고령화와 맞물려 앞으로 국가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 2050년경에는 공적연금, 의료, 장기요양 관련 정부 지출이 GDP 대비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지속 가능한 국가 운영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위기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일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조사 결과, 남성의 92.1% 그리고 여성의 89.7%가 '근로 시간과 육아시간의 조화'를 출산 의향의 주요 조건으로 꼽았다. 이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춘 대표적인 나라로는 네덜란드가 꼽힌다. 네덜란드는 유연 근무제를 적극 도입하면서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 파트타임 근무, 시간제 근무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제공한다. 그리고 부모들이 육아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법적으로도 직원이 유연 근무를 요청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런 제도는 직원들의 만족도와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국은 어떨까. 일부 대기업들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느 한 기업은 '스마트 워크' 제도를 도입하여 직원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그리고 자영업등 대부분 직장에서까지 일과 가정의 양립이 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저출산 위기 극복이라는 명제 아래 지금 우리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우선, 사회 인식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육아하는 직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줄이고, 이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젊은 부모들이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리고, 보육 서비스의 확충이 필요하다. 모든 기업에 저렴하면서도 질 높은 보육 서비스를 확대하여 젊은 부모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 모두 보육시설을 늘리고 보육 서비스 비용 지원을 확대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특화된 지원이 필요하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사업장에 대한 보육시설 지원 확대나 임시 인력 지원 등은 그곳에서 근무하는 청년들이 출산과 육아를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저출산 문제는 단순히 인구 감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가의 경제력 및 미래 성장 동력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육아하는 직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줄이고, 이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우리 사회도 이러한 노력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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