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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근로자를 위한 새로운 안전망 설계

20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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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정현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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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직장인 여러분!
아픈 것도 서러운데 회사에 병가제도가 없어 끙끙대며 일하거나
내 소듕한 연차 써야했던 기억, 있으신가요?
이제 아플 때 일을 쉬었으면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 같습니다!
2022년 7월부터 상병수당 시범사업이 시작된다는데,
이 사업이 뭔지, 그리고 K-직장인들에게 제대로 도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KDI가 알아봤습니다.

● 관련 보고서
- [KDI FOCUS] 아픈 근로자를 위한 새로운 안전망 설계  /research/focusView?pub_no=17593

● 관련 영상
- 연금, 생계급여, 근로장려금...소득보장정책,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걸까? https://youtu.be/GmoX77wa5-s
- 자영업자에 대한 우리가 몰랐던 오해와 편견?! https://youtu.be/Gor-MmyjS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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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코로나 걸리셨던 직장인분들, 의무 격리기간 동안 일은 어떻게 하셨나요?
① 유급 병가  ② 개인 연차  ③ 출근;; ④ 재택근무ㅜ ⑤ 기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아프면 집에서 쉬는 것’이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죠.

그 덕에 상병수당 시범사업이 올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인데요,

이 사업은 근로자가 업무 외의 질병, 부상으로
일을 못한 기간 동안의 소득을 보장하는데,

아픈 정도와 관계없이 최저임금의 60% 수준인
하루 약 4만 원 정도를 최대 120일까지 지급할 계획입니다.

이 내용대로라면 아픈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병가 및 상병수당 제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아플 때 일을 못하고 쉬었다’는 전제가 이뤄졌어야
수당을 받을 수 있을텐데요.

아직 우리나라는 일과 뚜렷한 관련이 없는 경우
아플 때 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아픈 근로자들이 쉴 수 있는 방법이 병가제도인데요. 

현재는, 각 회사가 자율적으로 병가제도를 정하고 있다 보니
제도의 혜택을 받는 근로자는 전체의 42%뿐입니다.

사업장 규모와 정규직 여부에 따라 격차는 커졌는데요. 
300인 이상 사업체의 정규직은
약 70%가 병가제도를 적용받지만,
30인 미만 회사의 비정규직은 고작 7%만 적용받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건강 상태가 나쁘고 근로환경이 위험한데다
아파도 참고 일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결국, 이들은 아플 때 병가를 쓸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일을 쉴 수 밖에 없고
회복 후 직장에 돌아올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에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거죠.

다음으로, 상병수당은 아파서 일할 수 없는 근로자에게
금전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까요?

먼저, 3일 이상 입원했던 근로자가 이후 계속 일할 수 있는 확률을 알아봤더니,
입원했던 해는 물론 2년 후까지도 지속적으로 떨어졌습니다.
또한, 이들의 근로소득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연평균 생활비에는
큰 변화가 없었는데요.

저축된 자금으로 의료비도 내고 생활을 유지한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상병수당은 아픈 근로자에게 절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다만, 시범사업에서는 상병의 중증도와는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데요.
이 부분도 검토해봤습니다.

아픈 정도와 연관성이 있는 입원 기간 및 입원 의료기관 유형으로 나누어 분석해보니
일주일 이내로 입원했을 경우
전일제 근무를 할 확률이나 근로소득에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8일 이상 입원한 근로자는 전일제 근무를 할 확률이 5% 이상 줄고
근로소득은 35%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경미한 질환이 더 많은 병원급 의료기관 입원환자는
고용이나 소득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중증 질환이 더 많은 종합병원급 이상의 입원환자는
일할 확률도, 소득도 뚜렷이 줄어드는 모습이었습니다.

건강 문제로 쉬게 된 모든 근로자들을 똑같이 지원하기보다는
병의 중증도와, 입원 기간 등을 고려해 보장수준을 차등화 하는 것이
보다 실효적일 수 있겠습니다. 

(저자 인터뷰)
상병수당이 보편적인 안전망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무급병가를 법제화해서 병가가 보장되지 않는 근로자도 병가 이용과 상병수등 수급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겠습니다.
또한, 한정적인 재원 안에서 근로자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려면 상병 수준에 따라 수당을 차별적으로 설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만, 수당을 받기 위해 불필요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도덕적 해이가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의료인증을 엄격히 시행해야 할텐데요. 의료인증은 일자리에 따른 근로능력 평가를 포함하고 근로복귀를 지원하는 기능을 포함해 설계해야겠습니다.
 

‘한국형 상병수당’이 아픈 근로자의 안전망으로서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병가 제도의 정착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취약사업체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상병수준에 따른 수당의 차등화를 통해 소득 지원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인증을 강화하고 근로복귀를 지원하는 방안이 상병수당 제도에 포함되어야 한다.


I. 새로운 안전망의 도입과 과제

상병수당은 근로자가 업무 외 질병 또는 부상 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울 때 치료와 회복에 집중 할 수 있도록 상실 소득을 보전하는 안전망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근로자가 아플 때 쉬는 것이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안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안전망인 상병수당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한국형 상병수당’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상병수당 시범사업은 아픈 근로자에 대한 실효적 안전망으로서 미흡한 점이 있다. 첫째, 상병수당 수급 은 아플 때 쉬는 것을 전제하나, 현재 시범사업 모형은 근로무능력 기간 중 상실 소득만을 보장 할 뿐 병가 및 휴직 등 아플 때 쉬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로 인해 병가 및 휴가 이용이 어려운 취약한 일자리 근로자일수록 상병수당 제도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제도의 이원적 운영이 우려된다. 둘째, 상병수준에 관계없이 최저임금 의 60% 수준(2022년 일 43,960원)의 정액 수당을 90일 또는 120일까지의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지급한다. 이로 인해 보다 큰 위험에 놓인 근로자의 소득 안전망으로서 실효성이 낮다. 셋 째, 불필요한 상병수당 수급 통제를 위한 대비책이 미비하다.

코로나19 경험으로 한국형 상병수당의 도입이 추진되고 시범사업이 예정되어 있으나, 아픈 근로자에 대한 실효적 안전망으로서 미흡한 점이 있다.

시범사업은 실제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정책 효과를 확인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개 선하기 위한 과정이다. 본고는 상병수당이 효과 적으로 아픈 근로자를 지원하면서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추가적인 시범사업 과정에서 고려가 필요한 사항들을 점검하고, 새로운 안전망의 설계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II. 일자리별 격차와 상병수당의 이원적 운영 가능성


1. 일자리별 병가 적용 격차

아플 때 쉬기 위해서는 병가 또는 질병 휴직의 보장이 필요하다. 근로 사업체에서 관련 제도 가 보장되지 않는 경우 아픈 근로자는 소진되지 않은 연차 또는 무급 휴가를 이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에는 업무 외 부상 또는 질병 으로 인한 휴업에 대해 별도로 규정된 사항이 없으며, 유ㆍ무급 병가에 대한 규정은 대부분 사업체 단위의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에서 정해진다. 단체협약이 체결된 사업체 수가 제한적이고, 단체협약이 체결된 사업체에서 근로하더라도 고용 형태에 따라 단체협약 적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아플 때 병가를 이용해 쉴 수 있는 임금근로자는 전체 근로자 중 일부에 그친다.

상병수당의 실효적 운영을 위해서는 아플 때 쉴 수 있도록 병가 및 질병 휴직 등 제도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그림 1]은 종사상 지위에 따른 병가 제도의 적용 격차를 나타낸다. 핵심근로연령인 25~54 세 임금근로자 중 45.5%가 병가 제도가 있는 일 자리에 근로하고 있는데, 실제 제도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근로자의 비중은 42.1%로서 전체 핵심근로연령 근로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다. 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병가 제도가 운영되는 사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비중은 54.3% 로, 고용 안정성 여부와 무관하게 아픈 근로자가 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안전망은 미비하다. 비정규직은 제도적으로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근로 사업체에 병가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근로자는 21.2%이며, 병가 제도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비정규직은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의 15.4%에 그친다. 비정규직 내 에서도 고용 관계의 명확성과 고용 안정성에 따라 병가 제도 적용 여부에 격차가 있다. 파견 및 용역 근로자, 일용직 근로자 등이 포함되는 비전 형 근로자 중 병가 제도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9.2%에 그친다.

차트 샘플

우리나라에서 사업체의 규모는 일자리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병가 제도의 운영 여부 또한 사업체의 규모에 따라 뚜렷한 격차 가 확인된다(그림 2). 300인 이상 사업체의 근 로자는 66.4%가 병가 제도의 적용을 받는 반면, 30인 미만 사업체의 근로자는 21.4%만이 병가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정규직이라도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에서 근로하는 경우 병가 제도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28.5%에 그치며, 30 인 미만 고용 사업체에서 근로하는 비정규직은 7.1%만이 병가 제도의 적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 2019년 기준 30인 미만 사업체 종사 근 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47.3%이며, 근로기준법에 연차 휴가가 보장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체 종사 근로자도 전체 근로자의 25.9%에 이른다 는 점을 고려하면, 상병수당이 도입되더라도 상 당수의 근로자가 상병수당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통계청, 2020. 12. 3).

차트 샘플

300인 이상 사업체의 정규직 중 72.2%가 병가 제도의 적용을 받는 반면, 30인 미만 사업체의 비정규직 중 병가 제도의 적용을 받는 비율은 7.1%에 그쳐, 사업체 규모와 고용 안정성에 따라 병가 제도의 적용 격차가 큰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형 상병수당은 일하는 모든 근로자를 포용하는 보편성을 전제한다(강희정, 2021). 그러나 보편적 안전망으로서 상병수당이 도입되더라도 아플 때 쉴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상당수의 일자리 근로자들은 상병수당 수급기간 중 일자리 상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는 병가 이용이 가능한 근로자와 가능하지 않은 근로자 간 제도 혜택의 이원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2. 일자리별 건강과 근로환경 격차

근로자의 건강수준 그리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근로환경은 상병수당에 대한 수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일자리에 따라 아플 때 쉴 수 있는 제도에 대한 접근성에 격차가 있는 가운데 일자리별 건강 격차가 존재한다면, 이는 상병수당 지원이 필요한 근로자일수록 상병수당을 이용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심화시킬 수 있다. 「근로환경조사」를 이용해 핵심근로연 령인 25~54세 전일제 임금근로자의 종사상 지위별 건강상태 지표를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종사상 지위로 대리되는 고용 안정성에 따라 근로 자 건강수준에 뚜렷한 격차가 확인된다(표 1).

다양한 건강 지표에서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않고, 비정규직 내에서도 고용 형태에 따라 건강수준의 체계적 격차 가 확인된다(표 1). 질병 여부와 관계없이 전반 적인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주관적 건강상태와 만성질환 등 실제 건강문제 보유 여부에서 정규 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가 나타난다. 비정규직 근로자 집단 내에서도 파견 및 용역 근로자 집단의 주관적 건강상태 수준은 낮은 편이며, 실제 건강 문제 보유 비율은 가장 높다.

차트 샘플

상병수당 제도가 성숙한 국가들에서 장기간의 빈번한 수당 수급으로 문제가 된 근골격계 질환은 우리나라 근로자들 또한 흔히 경험하는 상 병으로, 상병수당 도입 시 근골격계 질환으로 인한 상병수당 수급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 다. 특히 건강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파견 및 용역 근로자 집단의 46%가 근골격계 통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파견 및 용역 근로자 중 다수가 육체노동의 강도가 높은 청소 및 경비 관련 단순 노무직(18.1%)과 건설 및 광업 관련 단순 노무직(14.8%)에 종사하며, 평균 연령이 높은 것이 이들 집단에서 근골격계 통증 경험 비율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다.

일자리에 따라 병가 제도에 대한 접근성에 차이가 있는 가운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건강 격차가 나타나며, 비정규직 내에서도 고용 형태에 따른 체계적 건강 격차가 존재한다.

근로자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 는 위험한 근로환경에 노출되는 근로자 비율에 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뚜렷한 차이가 나타 나며, 비정규직 중에서도 파견 및 용역 근로자의 위험 근로환경 노출 정도가 가장 높다. 업무 가 건강 및 안전에 위험한지 여부에 대해 정규직 중 9.1%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비정규직의 12.8%가, 비정규직 중에서도 파견 및 용역 근로자는 29.6%가 본인의 업무가 건강 및 안전에 위 험한 일이라고 응답하였다.

근로자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험 근로환경 노출 정도는 근로자 집단 내에서도 고용 형태에 따라 체계적으로 다르게 나타난다.

위험 근로환경은 업무상 상병과 관련이 있는 바, 업무와 관련 없는 상병에 대한 안전망인 상병수당 논의와는 무관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근로환경의 특성은 근로자의 건강 불평등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이며(Benach et al., 2014), 업무와 질병 간 엄밀한 인과관계를 증명 하기 어렵고 고용 형태가 다양화됨에 따라 사용자 특정이 어려운 점, 상병수당 수급 기준이 강화된 이후 업무상 상병이 증가한 스페인의 사례 (Marie and Castello, 2020) 등 업무 외 상병 과 업무상 상병 간 밀접한 관계를 고려할 때, 취약한 근로환경으로 인해 발생한 질병 및 상해가 상병수당 수급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험 근로환경의 개선은 상병수당 수요를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을 사전적으로 관리하는 의미가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예방적 차 원에서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픈데도 근로를 지속하는 경험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 집단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정규직 근로자 중 아픈데도 근로를 지속한 경험이 있 는 근로자의 비율은 15.5%이며, 비정규직 근로자는 19.6%가 이러한 경험이 있다. 아플 때 근로한 일수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 집단에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비정규직 근로자 집단 중 에서도 건강수준과 근로환경 위험도가 열악한 파견 및 용역 근로자 집단에서 아플 때 근로한 일수가 연간 5.3일로 가장 높다.

상병수당이 취약한 근로자를 보호하는 실효적 안전망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소득 보장뿐 아니라 병가 제도의 정비와 근로자 건강 지원 및 근로환경의 정비가 필요하다.

성, 연령, 교육수준 및 노동시장 경력 등 인적 특성과 사업체 규모, 근로환경, 직종, 산업 등 일자리 특성을 통제한 실증분석에서도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건강상태가 취약하며, 위험 근로환경에 빈번하게 노출되는 것 으로 나타난다. 아픈데도 참고 근로를 지속하는 정도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에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임금근로자의 건강, 위험 근로환경, 안전망은 종사상 지위로 대리되는 고용 안정성, 사업체의 규모로 대리되는 일자리의 질에 따라 그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 특히 병가 제도의 활용 가능성이 낮은 일자리 근로자일수록 건강상태가 나쁘고, 위험 근로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며, 아파도 참고 일할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상병수당 도 입 후 제도 적용이 가장 필요한 근로자 집단이 오히려 상병수당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모순된 상황으로 귀결될 수 있다. 따라서 상병수당이 취 약한 근로자를 보호하는 실효적 안전망으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소득 보장뿐 아니라 병가 제도의 정비와 근로자의 건강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근로환경 위험도가 높은 일자리에 대해서는 각 산업 및 직종별 주요 건강 위해 요인을 줄일 수 있는 근로환경 개선 지원을 동반할 필요가 있다.

차트 샘플


III. 근로자가 아플 때 고용과 소득의 변화

본 절에서는 실제 근로자가 아플 때 고용과 소득이 변화하는 정도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상 병수당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상병수당 설계 시 고려가 필요한 구성 요소들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1. 아픈 근로자에 대한 고용ㆍ소득 안전망의 필요성

상병으로 일정 기간 근로할 수 없었던 근로자 의 이후 고용과 소득의 변화를 살펴보자. 분석에 서는 일정 기간 근로할 수 없는 상태임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입원’을 근로자가 상병으로 근로할 수 없는 경우로 정의한다. 최소 2년 이상 전일제 임금근로자로 근로하고 있었던 핵심근로 연령(25~54세) 근로자를 대상으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3일 이상 지속된 입원이 근로자 의 의료비 지출 및 고용과 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입원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는 당기에 그치는 반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입원 발생 당해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지속된 다. 입원을 경험한 근로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입원 발생 당해에 입원을 경험하지 않은 근로자 들에 비해 3.8% 감소하며, 1년 후 7.4%, 2년 후 9.2%로 경제활동 참가 감소는 지속된다. 전일제 임금근로를 계속할 확률 또한 입원 발생 당해 연도부터 감소하는데, 당해 연도 6.6%, 1년 후 11.6%, 2년 후 12.3% 감소한다.

차트 샘플


입원 경험 이후 노동 공급의 감소는 근로소득의 감소로 이어진다(그림 4). 입원 당해 연도의 근로소득은 입원을 경험하지 않은 개인에 비해 24.2% 감소하며, 1년 후에는 40.7%, 2년 후에 는 44.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입원 경험 이후에도 전일제 근로를 지속하거나 적어도 노동시장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개인은 입원 발생 당해를 제외하고는 유의한 소득 감소가 확인되지 않으며, 지속적인 소득 감소는 일자리를 상실한 개인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차트 샘플

입원 경험으로 정의한 건강 충격을 겪은 근로자는 건강 충격 발생 이후에도 지속적인 고용과 소득 감소를 경험한다.

질병 및 가족 간병으로 인한 실직은 다른 사 유의 비자발적 실직에 비해 재취업까지의 기간 이 유의하게 길다(권정현, 2021b). 건강 손실에 따른 개인의 근로생산성 손실이 회복되어야 구 직을 시작할 수 있으며, 개인의 건강수준에 적합 한 근로 강도 및 근로 조건을 찾는 과정에서 재취업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실직 직후부터 구직활동을 개시할 수 있는 다른 유형의 실직과 차별적이다. 아픈 근로자가 질병으로 인한 실직을 경험한 후 근로 복귀의 어려움으로 인해 소득 감소가 심화되는 결과는, 단기간의 소득 지원에 국한된 제도의 실효성이 낮으며, 아픈 근로자의 지속적인 노동시장 참여를 위한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특히 장기간의 소득 감소는 아픈 근로자 중에서도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근로자 집단에서 나타나, 소득 지원 외에 노동시장 참여 지속을 위한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가구의 연평균 생활비는 입원 경험 이전과 비교해 유의한 차이를 확인할 수 없는 반면, 가구의 저축액은 입원 경험 1년 후부터 26~30% 감 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가구원의 건강 손실로 노동소득의 감소를 겪고 있는 가구는 저축을 이용 해 소비를 평탄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근로자에게 건강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가구의 소비수준이 유지된다는 결과는, 상병수당의 도 입이 가져오는 효용이 크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러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본 분석은 2년 이상 동일 일자리에서 전일제 임금근로자로 근로했던 개인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근로자로, 전체 근로자 평균에 비해 저축 등 자산을 이용해 소비 평탄화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 는 근로자일 가능성이 높다. 둘째, 소비 평탄화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개인이 소비 평탄화를 위해 다양한 혹은 비효율적인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면 상병수당의 도입이 가져오는 후생효과가 클 것이다(Chetty and Looney, 2006).

분석 결과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및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 의료비에 국한된 지원 확대만으로는 충분한 안전망 역할이 어려우며, 건강문제 로 일정 기간 근로할 수 없는 근로자에 대해 소 득 손실을 보상하는 안전망인 상병수당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상병으로 인한 일자리 상실이 아픈 근로자의 소득 감소의 주요 원인이므로, 상병기간 중 고용 유지 및 근로복귀 지원 등 고용 안전망 요소가 상병수당 제도 설계에 포함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 상병기간별 소득대체율 차등화의 필요성

상병의 중증도에 따라 근로무능력 기간 및 근로복귀 가능성은 차이가 있으며, 이에 따라 아픈 근로자의 소득 감소 정도 또한 차등적으로 나타 날 수 있다. 본 분석에서는 상병의 중증도와 연관성이 있는 입원기간 및 입원 의료기관 유형을 나누어 각 유형의 입원별 고용과 소득의 변화를 분석하고 근로자 건강상태에 따른 상병수당의 세부적 제도 설계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대기기간은 상병 발생 이후 상병수당 수급을 개시하기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며, 상병수당의 무분별한 수급을 통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용 된다. 본 분석에서는 대기기간으로 가장 흔히 이용되는 3일과 7일을 이용해 3~7일간 지속된 입원과 8일 이상 지속된 입원이 각각 근로자의 고 용과 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상병의 중증도에 따라 고용과 소득 감소 효과의 크기는 차별적이다. 따라서 보다 실효적인 안전망 마련을 위해서는 중증 질환에 대한 보장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

분석 결과, 3일 이상 7일 이하의 단기간 입원에서는 입원 경험 1년 후에 경제활동참가율 감소가 일부 나타나는 것 외에 유의한 고용과 소득 감소를 확인할 수 없다. 반면, 8일 이상 지속 된 입원의 경우 입원이 발생한 해부터 전일제 근로를 지속할 확률이 입원을 경험하지 않은 근로 자들에 비해 5% 이상 감소하고 근로소득 또한 35%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분석 결과는, 주어진 한정적 재원하에서 단기간 회복이 가능한 상병에 대한 지원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건강 손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이 실제 소득 충격을 겪는 근로자에 대한 실효 적 안전망으로 적합함을 시사한다.

차트 샘플

추가적으로 상병의 중증도를 대리하기 위해 병원급 의료기관과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입원이 각각 고용과 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 하였다. 의료기관 등급이 상병의 중증도와 동치되는 것은 아니나, 상급 의료기관일수록 상대적으로 중증 질환자가 더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 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상대적으로 경미한 질환일 가능성이 높은 병원급 의료기관 입원의 경우에는 고용 및 소득 감소 효과를 확인할 수 없으나,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입원의 경우 고용과 소득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표 4).

두 분석 결과는 고용이나 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이 적은 경미한 질환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고용과 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이 뚜렷 한 장기간에 걸친 상병 또는 중증 질환에 대한 상병수당의 보장수준을 높이는 것이 보다 실효성 있는 안전망 설계방식임을 시사한다.

차트 샘플


IV. 정책제언

1. 병가 제도의 마련과 취약사업체 지원

상병수당은 현재 건강보험을 기반으로 설계 되고 있어, 고용보험에서 나타나는 사각지대 문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그러나 아플 때 쉴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부재한 현재의 제도 설계하에서는 제도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나 실제로는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실질적 사각지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상병수당이 보편적 안전망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현재 법정휴가가 아닌 무급 병가를 법제화해 병가가 보장되지 않는 사업체 근로자도 병가 이용과 상병수당 수급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병가 제도의 법제화를 통한 상병수당의 실효성 증대는 병가 제도가 없는 영세사업체 의 고용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병가 및 휴직자 발생에 따른 사업체 내 다른 근로자 의 업무 가중 및 대체 인력 충원 부담은 고용주의 상병수당 제도 수용성을 낮추게 된다. 따라서 취약사업체의 고용 부담을 지원해 병가 및 상병 수당 이용환경 정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테면 제도 도입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고용 비용에 대한 지원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출 산ㆍ육아기 고용안정 지원사업과 같은 고용지원 금, 대체인력지원금 등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범사업 시행과 평가 과정에서 병가 제공 사업체와 미제공 사업체 근로자 간 상병수당 수급 정도 및 사업체에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차후 예정된 2단계 사업에서는 병가 제도의 정착 및 영세사업체 지원에 대한 논의와 제도 마련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2. 상병수준별 수당의 차등화

현재 상병수당 시범사업은 일 43,960원의 낮은 정액 수당을 상병으로 인한 근로무능력 기간 중 동일하게 지급하는 것으로 설계되었다. 그러 나 상병의 기간 및 중증도에 따라 근로자의 일자리 유지 가능성과 소득 감소 정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한정적 재원하에서 보다 큰 위험에 처한 근로자를 실효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서는 상병수준에 따라 안전망의 수준을 차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용과 소득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큰 장기간에 걸친 중증 상병에 대해서 소득 보장수준을 높이고, 일자리 상실 위험과 소득 감소 위험이 낮은 단기간 상병에 대 해서는 보장수준을 낮추어 불필요한 상병수당 수급을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병수당의 이원적 운영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 무급 병가를 법제화하고, 상병수당 이용으로 발생하는 고용 비용을 지원해 고용주의 제도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상병수당 제도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수당수준을 상병 이전 근로소득의 비율인 소득대체율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38~100%에 분포한다. 스웨덴, 독일, 스페인 등 상병수당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가들은 1990년 대부터 병가기간에 따라 소득대체율을 차등하는 방식, 특히 장기간에 걸친 상병에 대해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혁하였다. 이는 단기간의 경미한 질환에 대해서는 상병수당 수급의 기회비용을 높여 불필요한 상병수당 수급을 통제하고, 장기간의 중증 질환에 대해서는 충분한 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이다.

상병수준별 소득대체율을 차등화해 단기간의 경미한 질환으로 상병수당을 반복적으로 수급하는 것을 통제하고 중증 질환에 대한 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제도 도입 초기 단계부터 높은 수준의 수당을 제공하기는 어렵다. 1단계 시범사업에서는 상병 수당의 이용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므로 동일한 정액 수당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설계되었다. 그러나 본 사업 시행 이전에 상병기간에 따른 수당의 차등화를 통해 안전망의 실효성 및 차등화에 따른 근로자 행동 변화까지 평가할 수 있도록 차후 시범사업의 설계가 필요하다.


3. 의료인증과 근로복귀 지원

대기기간 연장 및 상병기간별 소득대체율의 차등화는 상병수당 수급을 위한 불필요한 의료 서비스 이용 증가와 같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의료인증의 엄격성을 강화해 불 필요한 상병수당 이용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상병수당의 의료인증은 일자리에 따른 근로 능력 평가를 포함하고 근로복귀를 지원할 수 있 는 방향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상병수당 제도가 도입된 후 발생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 문제를 통제하기 위해 의료인증을 강화해야 한다.

근로복귀 지원은 상병수당을 수동적 소득 보 장에 국한하지 않고 근로와 복지를 연계하는 적극적 정책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상병수 당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한 소득 보장이 아니라 아플 때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해당 기간 동안의 소득 손실을 일정 정도 보전해 줌으로 써 노동생산성을 회복하고 고용을 지속할 수 있 도록 지원하는 것이므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상병수당 제도에 이식함으로써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상병수당의 급여수준 및 수급기간의 설정과 함께, 수급 적격 요건 평가와 근로능력 평가, 근로복귀 지원방안을 제도 도입 초기부터 제도 설계에 포함해 근로자 개인의 도덕적 해이 유인을 통제할 수 있는 기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건강상태 평가 및 근로복귀 지원은 시행 초기에는 그 비용이 클 수 있으나,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병수당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상병수당 의료인증에 근로능력 평가를 포함함으로써 근로복귀를 지원하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반적인 건강 평가와 달리 근로복귀 평가는 근로자가 처한 작업환경과 근로조건에 맞는 건강상태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이 의료인증 기능을 전담하더라도 일반 의료기관에 근로복귀 평가 기능을 부과하는 것은 일반 의료 기관의 업무 부담 증가 및 평가의 적정성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상병수당을 수급한 후 근로에 복귀하기 이전에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작업 배치 및 전환, 작업환경과 관련된 건강관리 등의 사후관리 기능을 수행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KDI FOCUS 목차
  • Ⅰ. 새로운 안전망의 도입과 과제

  • Ⅱ. 일자리별 격차와 상병수당의 이원적 운영 가능성
  •  
  • Ⅲ. 근로자가 아플 때 고용과 소득의 변화
  •  
  • Ⅳ. 정책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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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애 전문연구원yoon0511@kdi.re.kr 044-550-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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